피그말리온

· 지만지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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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이후 최고로 뛰어난 극작가”로 평가되는 조지 버나드 쇼의 대표작.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에 등장하는 피그말리온 이야기에서 착안했다. 언어학자가 거리에서 꽃을 팔던 소녀를 데려다가 교육시켜 세련되고 우아한 귀부인으로 만들어 놓는다. 신화에선 피그말리온이 자신이 만든 조각상과 사랑에 빠지지만 쇼의 드라마에선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이후 각색에서 남녀 주인공이 연인으로 맺어지는 낭만적인 결말이 시도되자 쇼는 따로 <후일담>을 써서 의도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버나드 쇼와 〈피그말리온〉은 영국 사회의 다양한 현실 주제를 관념극 형태로 제시함으로써 극장을 토론의 장으로 만드는 일종의 개혁을 단행했다. 현학적인 대사와 길고 난해한 서문, 후일담으로 인해 종종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쇼의 뛰어난 재치와 유머 감각 덕분에 <피그말리온>은 오락성과 흥행성을 담보하며 시공과 언어, 매체를 넘나들며 오늘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뮤지컬,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버전으로의 각색과 제작은 동시대뿐만 아니라 후대에도 영감을 불어넣으며 영국 연극의 경계를 확장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된다. 조지프 바이젠바움은 자신이 만든 챗봇 컴퓨터 프로그램을 “일라이자”라고 명명했다.

이 희곡이 낯선 독자라도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와 <프리티 우먼>은 알고 있을지 모른다. 바로 <피그말리온>의 가장 유명한 각색이다. 전자에는 오드리 헵번이, 후자에는 줄리아 로버츠가 “거리에서 꽃을 파는 여자”로 분해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초연 흥행, 이후 각색 영화의 대중적 성공에서 보듯, <피그말리온>은 쇼의 가장 인기 있고 가장 사랑받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피그말리온>의 낭만적 결말, 해석을 원천 봉쇄하려는 듯 길게 덧붙인 ‘서문’과 <후일담>은 쇼의 안티로맨티스트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 주는 듯하다. 하지만 쇼의 개혁주의 이면에는 분명 낭만적인 이상이 도사려 있다. 쇼를 “최후의 낭만주의자”라 부르기도 하는 이유다.


신화에서 출발한 스토리가 연극,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으로 계속해서 재생산되며 인기를 끄는 이유를 책 말미, 해설에서 자세히 짚었다. 별도 지면을 할애해 작품을 좀 더 다각적으로 감상하고 작품 관련 최신 연구 성과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About the author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 1856∼1950)

아일랜드 더블린의 프로테스탄트 집안에서 1남 2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쇼가 연극 평론가로서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895년부터 3년간 《새터데이 리뷰(Saturday Review)》지에 연극 평론을 연재하게 되면서부터다. 빅토리아 시대 연극의 인위적인 관습과 위선, 당시 만연했던 통속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사실적인 인물을 요구하는 그의 연극평은 영국 사실주의 연극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한 대단히 뛰어난 비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페이비언 협회 요청으로 자신이 행한 일련의 강연을 확장해 출간한 《입센주의의 정수(The Quintessence of Ibsenism)》(1891)는 입센 주도로 유럽 대륙에 유행하던 사실주의 극 운동을 영국에 본격 소개함으로써 인간과 사회가 직면한 현실 문제를 취급하는 사실주의 극에 대한 이해와 완성에 크게 이바지했다. 쇼는 영국 연극계에서 입센의 희곡적 유산을 진정으로 계승했다고 할 수 있으며, 그 자신도 입센의 영향력을 인정했다.

1880년대 중반부터는 극작에 전념하기 시작해 뒤늦게 희곡 작가로서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1885년부터 집필을 시작해 1892년에 완성한 최초의 희곡 〈홀아비의 집(Widowers’ Houses)〉을 런던 로열티 극장에서 초연했다. 그러나 그의 희곡 작품은 당시 영국 사회가 안고 있는 정치, 경제, 성차별, 매춘 등 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부조리에 대한 폭로 내지 현실에 대한 자각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검열에 걸리거나 언론의 비난 때문에 공연이 연기되거나 해외에서 먼저 초연되어 성공을 거둔 뒤에 영국에서 공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쇼에게 재정적 성공을 가져다준 첫 연극은 〈무기와 인간(Arms and the Man)〉(1893∼1894)이었다. 비판적인 언론과 달리 대중의 호응을 얻은 이 극은 4월부터 7월까지 공연된 뒤 지방을 순회했고 뉴욕에서도 성공적으로 공연되어 마침내 극작가로서의 쇼의 지위를 굳게 해주었다. 이때부터 희곡 집필에 집중하면서 쇼의 정치 활동은 다소간 줄어들게 되었다. 20세기 초반 10여 년 동안 쇼는 극작가로서 확고한 명성을 얻게 된다. 이른바 ‘토론극’과 ‘진지한 소극’이라고 일컬어지는 비정통적 연극 형식을 실험했다. 1930년대 후반에 집필된 작품들은 별로 인상적이거나 성공적이지 못했다. 쇼는 1950년에 94세로 사망하기 직전까지 계속해서 글을 남겼다. 장편과 단편 희곡 60편 이상을 집필한 다작가로도 유명한데 39편의 희곡과 3편의 장편 시를 쓴 셰익스피어를 넘어선다.

김성환

충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 학위를, 고려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셰익스피어의 희극에 나타난 가부장제의 역할과 그 극복의 전망〉). 현재 광양보건대학교 영어과에 재직 중이다. 셰익스피어 당대의 정치적·역사적 맥락에서 셰익스피어 극작품의 의미를 살펴보는 일련의 연구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그와 동시대 작가인 크리스토퍼 말로의 작품 세계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고전르네상스영문학회 부회장, 한국셰익스피어학회 편집이사, 현국현대영어영문학회 부회장을 지냈다. 저서로는 《셰익스피어/현대 영미극의 지평》(공저), 《영국 고전 르세상스 드라마 마스터플롯》(공저)이 있고 역서로는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자에는 자로: 작품 해설 및 주석》, 《에드워드 2세》, 《자에는 자로》, 《줄리어스 시저》, 《탬벌레인 대왕 1부》, 《탬벌레인 대왕 2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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