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즈 엔드』는 나의 최고의 소설이며 좋은 소설에 근접해 있다. 정교하고 잘 배어든 플롯은 억지스러운 곳이 별로 없으며, 다채로운 등장인물과 사회의식, 위트, 지혜, 개성이 있다.
(비망록, 1958년 1월)
<단지 연결하라>는 특이한 헌사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하워즈 엔드라는 집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그 어떤 등장인물보다 강력한 위의를 떨치는 집 <하워즈 엔드>를 통해서 현대 사회의 온갖 부서지고 끊어진 것들에 대한 치유를 시도한다.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세속적인 윌콕스 집안과 이상을 추구하는 슐레겔 집안의 대립과 결합이다. 하지만 윌콕스 집안에서도 세속적이고 성실한 헨리와 세속적이고 무능한 찰스가 대비되며, 슐레겔 집안에서도 이상을 품되 현실을 인정하는 마거릿과 타협할 줄 모르는 이상주의자 헬렌이 서로 충돌한다. 결국 작가는 마거릿이 헨리를 포용하고, 그것을 헬렌이 인정하는 구도 속에서 화해를 이루어 낸다. 낭만적인 열정과 인습의 대립은 포스터의 초기 작품에서 부터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것은 집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훨씬 원숙한 경지에 이르고 있다. 서로 교차되고 화해하고 갈라지는 수많은 이항들 사이로 포스터 고유의 빛나는 아이러니들이 뿌려지고, 그 위로 영혼의 거처로서의 집과 우산느릅나무라는 상징이 커다란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이 작품은 거대하면서도 촘촘하고 아름다운 직조물을 이룬다.
에드워드 모건 포스터는 1879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톤브리지 스쿨을 거쳐 케임브리지 킹스 칼리지를 졸업한 그는 그곳에서 휴 메러디스를 비롯한 평생의 친구들을 만났고 그들의 권유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03년 케임브리지의 친구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월간지 『인디펜던트 리뷰』에 에세이 「마콜니아 상점들」을 발표하면서 작가로 데뷔하였으며 다음 해, 같은 잡지에 단편소설 「목신을 만난 이야기」를 게재하여 본격적으로 소설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07년 첫 장편소설 『천사들도 발 딛기 두려워하는 곳』을 발표한 이후, 『기나긴 여행』(1907), 『전망 좋은 방』(1909), 『하워즈 엔드』(1910)를 연이어 내놓아 평단과 대중 모두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이후 포스터는 로저 프라이, 버지니아 울프 등과 함께 블룸즈버리 그룹의 일원으로 활약하며 20세기 초 영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확고히 자리매김하였다. 1927년 대표작 『인도로 가는 길』을 발표하여 역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포스터는 소설가로서보다는 지식인으로 더 많은 활동을 하게 되었다. 1971년에 출간된 『모리스』는 1914년에 완성되었으나 작가 사후에 출간된 작품이다. 1949년 기사 작위를 서훈 받았으나 거절하였고 1970년 런던 킹스 칼리지에서 91세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