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색 섬

· 지만지드라마
Ebook
195
Pages

About this ebook

20세기 도스토옙스키라 불리며 러시아 대표 극작가에 꼽히는 불가코프의 말년은 암울했다. 그는 1932년 이후 죽을 때까지 <투르빈가의 나날들> 단 한 편의 희곡만을 상연할 수 있었다. 당국의 검열 때문이었다. <적자색 섬>에는 작가의 답답하고 절박한 심정이 배어 있다.


극중극 구정을 통한 현실 풍자

<적자색 섬>의 구성에서 가장 눈에 띄는 극중극 형태는, 패러디를 용이하게 함과 동시에 당대 극장의 부조리하다 못해 코믹한 현실을 고스란히 재현해 내는 데 큰 몫을 한다. 희곡에 붙은 부제 ‘겐나디 판필로비치의 극장에서 있었던 쥘 베른 동지 희곡의 총리허설’이 암시하듯, 희곡의 줄거리는 극단장 겐나디 판필로비치가 디모가츠키의 창작 희곡 <적자색 섬>을 무대에 올리기 위한 리허설 과정을 골자로 한다.

[진정성 없는 인물 설정 통한 패러디 효과의 극대화] 이 희곡에서는 진정 고뇌하고 사색하는 인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겐나디뿐만 아니라 디모가츠키, 그리고 배우들이 빈번히 인용하는 고전 문구들이 이러한 한계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이들의 박식함과 재치가 오랜 세월 연극계에 몸담아 온 자들의 연륜과 순발력을 증명하며, 또한 연극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는 등의 순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고뇌와 사색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 현실을 예측 가능한 허구적·연극적 상황에 빗대 타인의 말로 규격화하는 인식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극에서 인용되고 있는 그리보예도프나 셰익스피어, 수마로코프, 푸시킨 등은 그래서 어느 순간 고전의 매력과 힘을 상실한 채 공허한 말장난으로 변질되고 만다.

About the author

미하일 불가코프(Михаил Булгаков, 1891∼1940)는 키예프 성직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키예프 의과대학에 입학한 그는 제1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전선에서 그리고...

Rate this ebook

Tell us what you think.

Reading information

Smartphones and tablets
Install the Google Play Books app for Android and iPad/iPhone. It syncs automatically with your account and allows you to read online or offline wherever you are.
Laptops and computers
You can listen to audiobooks purchased on Google Play using your computer's web browser.
eReaders and other devices
To read on e-ink devices like Kobo eReaders, you'll need to download a file and transfer it to your device. Follow the detailed Help Center instructions to transfer the files to supported eRead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