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1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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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스완네 집 쪽으로」, 2편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3편 「게르망트 쪽」, 4편 「소돔과 고모라」, 5편 「갇힌 여인」 에 이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6편 「사라진 알베르틴」이 11권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지난 「게르망트 쪽」에서 “청년기에서 성년기로, 감성에서 지성으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를 경유하여, 환상과 환멸, 환희와 죄책감으로 소용돌이치는 정념의 정중앙, 즉 「소돔과 고모라」에서 발베크의 소녀들과 운명의 여인 알베르틴을 마주하게 된 화자 마르셀은 사랑의 불씨를 감지하는 한편, 신비로운 연인이 비밀스레 품고 있는 ‘고모라적 성향’을 깨닫고 격렬한 질투에 사로잡힌다. 결국 마르셀은 「갇힌 여인」에서 알베르틴을 완전히 소유하기 위해, 도망치듯 파리에 정착한 뒤 결혼까지 결심하지만 연인을 둘러싼 온갖 의혹, 끝없는 거짓과 모호한 진실, 고모라의 여인들이 야기하는 불안 탓에 깊은 번민에 빠진다. 마르셀은 사랑할수록 커지는 불안, 관심을 거둘수록 흩어져 가는 사랑의 본질을 깨닫고 알베르틴과의 이별을 다짐하지만, 그 순간 그녀에 대한 진정한 사랑을 되찾고 새로운 앞날을 기약하려 한다. 그러나 알베르틴은 어느 날 아무런 예고도 없이 마르셀의 집을 떠나 사라지고 만다. 알베르틴이 떠난 걸 받아들이기 힘든 마르셀은 중개자로 생루를 보내지만, 전언을 통하지 말고 직접 나서라는 그녀의 편지를 받는다. 마르셀은 앙드레와의 결혼을 암시하는 편지로, 롤스로이스와 요트를 사 준다는 식으로 알베르틴의 질투와 환심을 유발하려 하지만 ‘사랑하는 알베르틴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다’라는 봉탕 부인의 전보를 받고 상실감에 무너지는데…….

 

두 개의 목소리, 알베르틴 효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를 통틀어 「사라진 알베르틴」만큼 많은 논란과 의혹을 자아낸 작품도 없다. 사랑하는 이의 도주와 죽음이라는 긴 시련 후 새로운 출발을 시도하는 베네치아 여행이라는 짧은 두 개의 장만을 남겨 놓고 프루스트는 정말 작품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부분을 삭제하려 했던 것일까? 1986년 가족의 서고에서 발견되어 1987년 그라세 출판사에서 발간한 새로운 판본의 출현은 플레이아드를 위시한 출판사들, 나아가 프루스트 연구가들 사이에 많은 혼란을 야기한 사건이며, 「사라진 알베르틴」이란 제목의 변화와 더불어 소설의 불완전한 성격을 증폭시키는 동인이 된다. 1925년의 「사라진 알베르틴」에서 1954년의 「도주한 여인」, 1989년의 「사라진 알베르틴」에 이르기까지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는 작품의 제목에 대해, 프루스트가 맨 처음 생각했던 제목은 「소돔과 고모라 III」으로 1부 「갇힌 여인」, 2부 「도주한 여인」이었지만, 갈리마르 출판사는 이들 부분을 각각 독립된 권으로 묶기를 원했고, 여기에 1922년 타고르의 시집이 『탈주자(La Fugitive)』란 제목으로 프랑스에서 발간되면서 「사라진 알베르틴」으로 빛을 보게 된다.

하지만 이 제목이 단순히 우발적 상황 때문에 강요된 제목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사라진(disparue)’이란 단어에는 “알베르틴 양이 떠났어요.”라는 프랑수아즈의 목소리와 “알베르틴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답니다.”라는 봉탕 부인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단어는 더 이상 ‘우리 시야에 보이지 않는 여인’이라는 본래 의미 외에도 완곡어법에 의해 ‘죽은 여인’, ‘육체적으로 죽은 여인’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의식에서도 사라진 여인’, ‘망각한 여인’이라는 비유적 의미도 내포한다. 또 사라진다는 말은 마치 사라졌다 다시 돌아오는 뱅퇴유의 소절처럼, 나타남의 움직임을 그 자체로 야기한다. 어느 순간 망각 속으로 추락했던 과거가 비의지적 기억의 출현에 의해 찬란히 솟아오르듯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고통스러운 추억이 갑자기 되살아나는 ‘마음의 간헐’이나, 어느 날 돌연 흔적도 없이 사라진 실종자처럼 우리 마음을 그토록 아프게 하는 연인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욕망, 또는 이런 죽음을 바란 데 대한 죄의식을 투영하는 것은 아닐까. 따라서 9권, 10권「갇힌 여인」이 현존하는 연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랑 이야기라면, 11권「사라진 알베르틴」은 부재하는 여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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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or

1871년 파리 근교 오퇴유에서 파리 의과대학 교수 아드리앵 프루스트와 부유한 유대인 증권업자의 딸 잔 베유 사이에서 태어났다. 명문 콩도르세 중고등학교에 진학하여 공부하다가 열여덟 살이 되던 1889년 군에 지원하여 일 년간 복무한다. 제대 후 아버지의 권유로 법과대학과 정치학교에 등록하지만 학업보다는 글쓰기에 전념하여 《월간》에 브라방이라는 필명으로 글을 기고한다. 이후 여러 문인과 교류하며 극장, 오페라 좌, 살롱 등을 드나들고 러스킨을 번역하고 미술품을 감상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1909년,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집필하기 시작하며 오랜 칩거 생활이 시작된다. 이후 여러 출판사를 찾아다니지만 출간을 거절당하고, 결국 그라세 출판사에서 자비로 책을 낸다. 1919년 갈리마르에서 개정판을 출간하고 1919년 2편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로 공쿠르 상을 수상, 1920년에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는다. 1922년, 기관지염이 악화되어 폐렴에 걸리나 마지막까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원고를 다듬다 결국 11월 18일, 51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프루스트 사후 오 년 만에 완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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